분열기 배아의 분절화 (fragmentation)는 배아를 체외에서 배양하는 과정에서 종종 발견되는 현상입니다.
분절화가 원인이 되어 배아의
발달 가능성과 착상률을 떨어뜨리는지,
좋지 않는 배아이기 때문에 분절화가 결과적으로 생기는지 아직 정확히 정립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분절화가 보이는 배아의 착상율이 좋지 않다는 사실은 비교적 논란이 없는 소견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분절화 소견이 일시적으로 보이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어서
생배실에선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대략 난감해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식할 때 의료진이 난임 부부에겐 "배아 분절화 소견이 심하네요" 하면
분절화 소견때문에 임신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임신 실패 후 곧잘 배아 분절화를 어떻게 하면 제거할 수 있는지?
또는 발현을 억제할수 있는지? 하고 물어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의료진도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과거엔 배아 fragmentation 소견을 줄이기 위해 배아 발달 2일째 물리적으로 분절를 제거하는 시도가 이루어진 적이 있습니다.
다만 이후 다소 침습적인 시술이어서 크게 인기를 끌지는 못했습니다.
최근에 일본 그룹에서
접합자의 투명대(ZP)를 제거하는 시술을 하면
분절화 형성이 줄어든다는 연구 발표가 있어 함께 리뷰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ZP (투명대)는 난자 보호, 정자 침투 조절, 배아 세포 결속 유지의 역할을 하지만,
역으로 배아 내
fragmentation이 배출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주장에 근거한 논문입니다.
이에 따라 전핵기
단계에서 배아 투명대를 인공적으로 제거하면, fragmentation 감소로 이어지고 좋은 blastocyst
형성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인데, 파이롯트 연구에서 많은 수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닙니다.
34명의 난임 여성의 173개의 수정란 (ZP-Free 101개와
ZP-Intact 72개) 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ZP 제거군에서 배아 모양과 발달이 약간 향상됐고, fragmentation 형성도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는 분절화가 반복되고 좋은 배아를 얻을 수 없는 케이스에서
접합자 단계에서 ZP를 인공적으로 제거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분절화 소견을 개선할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합니다.
다만 해당 시술로 배아 발달이 개선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나 배아 침습성이 너무 커,
ZP제거가 임상에 적용되기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시점에선 분절화 제거 또는 감소를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시술이 실제 가능할 수도 있겠다라는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