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병원에서 자궁내막증으로 수술을 받으신 분이세요.
나팔관 수술을 받고 난후 타병원에서 시험관 시술을 하고 실패하신 후
저희 의원에 오셨는데
당시 채취된 난자수도 좋았고
배아 발달도 나쁘지 않았지만 이사를 하고 저희 의원으로 오셨지요.
수술한 게 3년전이어서
이전처럼 난소 반응이 좋을지 자신하지 못했고
자궁내막증 수술을 크게 받으셔서 장기 요법을 추천했습니다.
처음부터 (IVF-M과 r-FSH를 함께 투여하는) blended protocol을 썼음에도
다소 느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blended protocol와 다른 방법을 저희들끼리 straight protocol이라고 해요.
그래도 주사제 양을 증량하지 않고
묵직하게 따라가봤습니다.
(저는 초기 용량을 가능한 줄이거나 늘릴려고 하지 않아요. 난포가 적응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싶은거죠. 그래서 초기 용량을 얼마 쓰는지가 무척중요합니다)
수면마취하에서 자극 15일째 난자 채취를 시행하였는데 아주 깔끔하게 채취는 종료되었습니다.
총 12개의 난자를 채취하고
저희 생배실이 채취된 난자에서 미성숙난자 성숙을 더 도모해서
정상 수정을 10개까지 확보했습니다.
이후 3일 배양과 5일 배양은 실제로는 신의 영역이기는 하지만
(잘되는 사람은 수정 난자가 1개만 있어도 5일 배양에 성공하고,
잘아되는 사람은 수정난자가 많아도 3일에서 모두 사멸하는 경우도 있어요)
아쉽게도 중간 등급의 3일 배아 3개를 이식하였습니다.
난자 채취일 기준 2일째부터 크리논 투여로 황체기 보강를 하였지요.
저희는 크리논의 경우 난자 채취일날부터 바로 투여하지 않고 2일 정도 시간을 둔 후 투여를 하고 있습니다.
질내 약물 투여는
혈중 농도를 올리지는 않으나, 자궁내막에 미치는 영향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2일 정도 시간을 두는 것이지요.
배아 이식 후 혈중 호르몬수치도 P4 : 46.7로 괜찮았고
자궁내막도 3단계 성질(하얀색 초음파 모양)을 보이면서 두께가 10.7mm로 괜찮아
기대를 잔뜩 했지요.
배아가 문제다..
내막은 괜찮을 것 같다 하는 느낌이었지요.
그러나 임신 반응 검사를 하는날 임신수치가 20을 넘지 못해
화학적 임신으로 종결되었습니다.
그래서 2개월정도 쉬고 다시 시험관을 하잖고 했는데
이후 감감무소식이네요.
환자분... 한번 더 오세요. 될 것 같아요.
한번 우울해하시고 포기하시기에,
저도 너무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