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 칼럼] 남성 난임, 숨겨진 진실을 밝히다 - 병원소식

난임이라고 하면 보통 여성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남성이 난임의 원인인 부부가 전체 난임 케이스의 30%를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남성 불임(N46) 환자는 2012년 4만1979명에서 2022년 8만6582명으로 10년간 2배 넘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개인적 문제를 넘어선, 광범위한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남성 난임은 정자 생성, 정자 모양, 정자 이동 중 하나 이상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한다. 최근에는 스트레스나 음주, 흡연, 운동부족,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등이 남성의 정자 수와 질을 저하하는 주된 요인이다. ▲ 정자 형성 장애가 있거나 ▲ 고환 조직이 완전하지 못하거나 ▲ 생성된 정자의 이동 통로가 막혔거나 ▲ 정자에 대한 항체반응이 있거나 ▲성교장애가 있는 경우에 남성 난임이 발생한다. 


이 중에서 정자 형성 장애가 전체 남성 난임의 80~90%를 차지한다. 정자 형성 장애란 고환에서 정자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로 정액 양이나 정자 수가 적거나, 정자 수는 충분하지만 정자 모양이 나쁘거나 운동성이 좋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무정자증, 희소정자증, 정자감소증, 정자무력증이 이와 관련 있다.

남성 난임의 진단과 치료는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남성 난임 치료에는 생활 습관의 변화, 약물치료, 수술적 접근, 보조생식 기술 등이 포함된다. 우선 몸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생활습관을 변화시켜 정자의 질을 향상시키고, 남성 호르몬 수치를 균형 있게 유지한다. 또한, 약물치료를 진행하여 남성의 고환을 적절히 자극함으로써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자를 얻을 수 있도록 시도한다. 

경우에 따라, 고환정자 채취술을 통해 고환이나 부고환에서 정자를 확보한다. 필자가 진료하는 병원에서는 21~23 게이지의 가는 바늘을 이용하여 부고환에서 정자를 얻는 부고환 세침 흡입술을 진행한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정자를 얻을 수 있어 합병증의 위험도 현저히 적고 간편하게 시술이 가능하다. 시험관아기시술을 진행하는 경우엔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미세 수정 시술)을 진행하여 임신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희소정자증을 겪고 있어서 본원을 방문했던 남성 난임 환자 A 씨와 그의 배우자는 미세 수정을 포함한 시험관 아기 시술을 통해 임신에 성공하였다.

남성 난임은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해 왔다. 하지만 현대 과학의 발전으로 이제는 남성 난임을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남성 난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찾아올 축복을 위해 남성 난임 문제에서도 열린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