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살 김씨와 37살 이씨 부부는 여러 번의 자연임신 시도에도 불구하고 임신에 실패했다. 검사 결과 이씨의 정자 수와 운동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세수정법(세포질 내 정자주입술)을 제안했다. 부부는 고민 끝에 시술을 받기로 결정했고, 다행히도 첫 시도에서 임신에 성공했다. 마침내 건강한 여자아이를 품에 안은 부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이들 사례는 미세수정법이 어려운 난임 문제를 극복하고 새 생명을 맞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난임 부부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있어 현대 의학의 발전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남성 난임 환자의 경우, 정자의 농도, 형태, 운동성 등에 문제가 있을 때 기존의 고식적인 체외 수정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일반적인 체외수정법에서는 보통 1cc당 5~10만 개 정도의 정자를 1개의 난자에 노출시켜주나 정자의 수가 매우 적거나 운동성이 떨어지는 경우, 이러한 방식으로는 난자 수정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CSI)이다. 이 방법은 미세 보조 수정술의 한 형태로, 난자의 세포질 내에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미세수정법의 등장으로 단 하나의 정자만으로도 난자를 수정시킬 수 있게 돼, 이전에는 치료가 불가능했던 많은 남성 난임 사례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실로 코페르니쿠스적인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코페르니쿠스는 폴란드 출신의 천문학자다. 당시 주류였던 지구중심설(천동설)을 뒤집는 태양중심설(지동설)을 주장했는데, 과학 사상 가장 중요한 재발견으로 여겨진다.
미세수정의 과정은 먼저 채취한 난자에서 효소를 이용해 주변 세포를 제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후 미세 조작기에 부착된 유리관을 통해 난자 내부로 정자를 직접 주입한다. 이 방법은 정자의 기능적 이상이 심한 경우, 일반적인 체외 수정에서 반복적으로 실패한 경우, 무정자증 환자의 고환이나 부고환에서 정자를 얻은 경우 등에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최근 미세수정(세포질 내 정자주입술) 분야에서는 더욱 발전된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피에조 ICSI'라는 장비다. 이는 부드러운 진동 자극을 일으키는 초미세수정 기계로, 기존의 ICSI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난자의 기계적 손상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을 알려져 있고 일본에서는 이미 100개 이상의 클리닉에서 사용되며 그 안정성이 입증됐다.
피에조 ICSI는 특히 고령 여성이나 난소 기능이 저하된 여성들에게 희망적인 기술이다. 이전에는 어렵게 얻은 1~2개의 난자가 수정되지 않아 배아 배양을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경우가 많았으나 피에조 ICSI 시술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피에조 수정 방식은 기존 미세수정(ICSI)의 수정 성공률을 10~20% 정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고, 본원에서는 최근 피에조 ICSI를 도입하여 난임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세수정법과 피에조 ICSI와 같은 첨단 기술의 도입은 난임 부부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으며, 현재 국내 시험관 아기 시술의 평균 성공률은 35% 정도이지만 이를 10% 포인트만 높여도 연간 수천 명 정도의 추가 출산이 가능하다. 이는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우리 사회에 큰 희망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난임 치료는 단순히 의학적 문제를 넘어 개인의 삶과 사회적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앞으로도 의료진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더 많은 난임 부부들이 부모가 되는 꿈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11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