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냉동이 가임기 여성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가수 제시, 개그맨 장도연, 박나래 등 여러 연예인이 난자 냉동 계획이나 경험을 공개하면서 이 주제가 더욱 주목받게 됐다. 박나래는 "당장 결혼할 생각은 없지만, 나도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난자 냉동이 단순한 의료 시술을 넘어 현대 여성의 삶과 선택에 대한 깊은 고민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난자 냉동은 여성의 생식 능력을 보존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최대한 젊었을 때 난자를 미리 채취하여 미래에 사용할 수 있도록 동결하는 방식이다. 삶의 계획에 맞춰 자신의 임신을 계획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과거 완만 동결법을 이용한 방식에서 급속 냉동 기술로 발전하면서 난자의 해동 생존율은 상당히 높아졌다. 대부분의 난임 의원에서 70~80% 정도의 생존율을 보고하고 있어 많은 여성에게 적지 않은 희망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난자 냉동 과정은 세심한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난자 냉동을 원하는 여성과 난자 냉동 현황과 생존율에 대한 기초적인 이야기로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난소 예비력 검사 (난소 나이 검사)와 초음파 검사 등의 일반적인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난자 냉동을 원하는 여성의 건강 상태와 난자 동결의 효율성을 평가한다.
검사 결과를 토대로 몇 개의 난자를 냉동할 수 있는지 어떻게 난자를 채취할지에 대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대체적으로 냉동을 원하는 여성은 투여하게 될 약물과 냉동 비용에 대해 궁금해한다. 생리가 시작하면서 난소를 자극하는 주사제를 맞게 된다. 그리 통증이 있는 주사제는 아니나, 시간에 맞추어 주사제를 매번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난소 자극 약물은 난소에서 난포가 성장하도록 돕는 중요한 주사제이기 때문에 꼬박꼬박 잘 맞아야 한다. 어려운 결정을 했으므로 한 번의 난소 자극으로 충분한 난자를 얻는 게 무척 중요하다.
자극된 난포가 적절한 크기에 도달하면 난자를 수집하게 되는데, 보통 마취하에 난자를 회수한다. 난자 채취 후 해당 여성들에게 물어보면 채취 과정이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다고 하는 경우가 훨씬 많으니 너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체외로 수집된 난자는 동결 전에 준비 과정을 거치게 되며 냉동 전 난자 질을 평가하고 적합한 성숙 난자만을 선별하여 초고속으로 냉동한다.
본원에선 최신 냉동 용액과 급속 냉동 기기를 갖춘 초급속 동결 냉동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으로 동결 보호제의 사용 농도를 낮추는 효과를 보장하려 노력하고 있다. 동결 보호제는 최소 용량 사용은 난자 해동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캐리어 중 가장 유명한 특수 폐쇄형 캐리어를 이용하여 외부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는 폐쇄형 냉동 보관시스템을 이용하여 난자를 보관시키고 있다.
이처럼 최신 냉동 과정을 통해 적정 수의 난자를 최대한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이유는 미래의 ‘나’에게 미안해 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래서 난자 냉동는 다소 어렵고 조심스럽다.
과거 의학적 이유로 난자 냉동을 결정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며 때로는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는 여정으로 난자 냉동을 고려해 보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임신을 위해 나이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종종 자책감이나 불안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 ‘늦게 오르는 길’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난자 냉동은 단순히 미래의 임신 가능성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한 개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일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선 ‘자식이 없는 여성’을 비하하는 한 대통령 후보에0 대한 발언이 큰 논란이 일었다. 많은 유명 인사들이 반발하며 다양한 삶의 형태를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할리우드 원로 배우 우피 골드버그는 "어떤 이유로든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한 사람들이 있고, 아이를 갖길 원해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모성'이 단순히 생물학적 출산으로만 정의되지 않음을 상기시킨다.
난자 냉동을 지금 당장 하지 않더라도 '마더링(Mothering)'은 꼭 생물학적 어머니만의 역할은 아니다는 주장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난자 냉동을 선택한 여성들도 아직 아이를 갖지 못한 여성들도, 모두가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엄마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더링'을 실천하는 것이다.
난자 냉동을 고민하는 사람은 물론 각자의 방식으로 '마더링' 역할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난임 전문의로서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