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A 씨는 남편 측 요인과 자신의 난소능 저하로 인해 임신에 어려움을 겪어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낮은 동난포 수와 느린 난소 반응에도, Gonal-F 225단위와 초미세용량 hCG, 길항제 투여로 자극한 결과, 그는 최종적으로 왼쪽 난소에서 성숙 크기 난포를 확인하고 4개의 성숙 난자를 얻었다. 이후 5일 배아 2개를 이식하여 임신에 성공했다. 복잡한 과정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임신에 성공하여 기억에 남는 사례가 되었다.
고령의 난임은 35세 이상의 여성이 6개월 이상 자연 임신을 시도했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특히 40세 이상에서 처음으로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 중 약 41%가 특별한 원인 없이 임신이 어렵다. 원인 불명 난임이란 특별한 원인 없이 임신이 어려운 상황으로, 원인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런 경우 여성 측에서 난포 발달의 미세한 차이, 배란 장애, 자궁 경부 분비물의 악화, 황체기 결함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남성 측에서는 나이에 의한 정액질 저하 및 정자 DNA 손상 등이 주된 요인이 된다. 또한, 정자와 난자의 이동성 문제, 수정 능력 저하, 착상 능력 저하 및 생성된 배아의 염색체 이상도 난임의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40대 여성이 적극적으로 임신을 시도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체외수정 시술을 받는 40대 환자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사회적으로 결혼 연령이 높아지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40대 여성 난임 환자는 최근 5년 사이 41.8% 증가하였다.
40대 난임 부부가 난임 클리닉에 방문하면 2~3개월간 난임 검사를 하면서 자연 임신 시도를 권장한다. 이후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 시술과 같은 단계적 난임 시술을 거치지만, 이러한 검사 과정은 40대 부부에겐 불필요한 시간처럼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40대 난임 부부에게는 보다 빠른 진단과 합리적인 치료 방법이 필요하다. 한 달 이내에 난임 진단을 마치고, 즉시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 시술 시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본원의 경우, 시험관아기 시술의 첫 번째 단계인 난소 자극 시 적정 약물을 선택하여 난포를 키우기 시작한다. 기본 자극 프로토콜로 ‘강강약법’을 사용한다. 이는 처음 시도하는 40대 부부에게 충분한 양의 주사제 용량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한 번의 시술에 최대한 얻을 수 있는 난자를 채취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체외수정 주기 중에도 황체양 호르몬(LH like hormone)을 투여하는 방법으로 적정 수의 난자 확보와 건강한 난자를 얻어낸다.
고령의 여성에게는 고유의 배아 배양법을 통해 생성된 배아를 키우고, 배아를 이식할 때도 맞춤별 접근을 한다. 예를 들어 40대 여성에게 적은 수의 난자를 채취하는 경우, 최소 2개의 배아가 생성될 때까지 배아를 누적하여 한꺼번에 배아를 이식하는 방법을 택하거나, 착상이 되지 않는 경우 기간을 달리한 2단계 배아 이식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식된 배아의 착상을 도와주기 위해 황체기 지지법도 보강하여 미세용량 hCG 투여와 외부 질 프로게스테론 병용투여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시술 전 전처치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 여성의 난소 기능 악화를 늦추는 시도도 제안한다. 남성에게는 항산화제 및 생활 습관 개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여성에게는 뉴욕 그리처 박사의 프로토콜을 따라 안드로 케어와 에스트로겐 경구약 전처치를 권한다. 이는 시술 주기 전 2~3달 동안 적정 용량의 호르몬을 투여하고 단기간 적정 용량의 에스트로겐 경구약을 순차 투여하는 방법으로, 다음 해당 주기의 자극 효과를 극대화해 최대 수의 난자를 얻기 위한 시도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임신 성공률을 높이고자 특수 배양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채취된 난자와 생성된 배아를 대상으로 기존의 배양액에 항산화 효과를 추가한 특수 항산화 배양액 (trio 배양액)을 사용 중이다. 배아 생존력 향상을 위한 3중 항산화 보호 기능으로 배아 생존력 향상 및 임신율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40대 이상이거나 난소질이 좋지 않은 경우,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고령 난임 환자의 경우 자신의 임신 가능성에 의문을 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질문을 던지는 환자를 만날 때마다 필자는 ‘좋은 물결을 만나면 된다.’고 이야기한다. 진료를 하다 보면, 특정 주기는 안 좋은 주기(좋지 않은 물결)일 땐 난자가 한두 개만 채취되기도 하지만, 다음 주기는 좋은 주기(좋은 물결)라 난자가 대여섯 개 나오기도 한다. 따라서 좋은 물결일 때 임신에 성공하면 되니 결과가 안 좋았다고 너무 절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40대 이상의 고령이 되면 좋은 물결이 나오는 빈도가 줄어든 것뿐이지 아예 나오지 않는 게 아니다. 그래서 본원에서는 안전상에 큰 문제가 없다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다양한 프로토콜을 시도하는 편이다. 앞으로도 본원 의료진은 항상 환자들의 몸과 마음에 희망의 씨앗을 심어서 생명의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