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아기 시술이나 인공수정(자궁내정자주입술)을 진행할 때 난임 부부는 종종 소외되곤 한다. 난임 치료를 위해서 난임 부부가 직접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명확히 있음에도, 이를 안내받지 못하고 따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난임 치료 현장에서는 의사 중심으로 시술만 기계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진료 시간도 짧고 처음 접하는 진료 환경이어서인지 난임 부부들도 어쩔 수 없이 의사의 진료를 수동적으로 따르게 된다. 본원은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환자 스스로 정보를 찾고 가임력을 높여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번엔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본원은 시술 전후 몸만들기를 통해 여성의 건강을 다시 생각하고 있다. 우선, 임신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생활수칙을 잡는다. 난임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임신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건강한 상태로 몸을 만들어 두어야 건강한 아이 출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몸’이라는 과제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해당한다. 가장 먼저 도움이 되지 않는 생활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 지금까지 가져왔던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한다. 난임 원인이 명확하다고 하더라도, 치료를 받고 있어도 ‘자기 주도’라는 키 핵심 사항을 놓쳐서는 안 된다.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기 어렵지만, 노화를 늦추고 생체에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3대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고 미네랄,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하루 한 끼, ‘내가 신경 써서 준비한 식사’를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에너지 활성을 높인다. 충분하고 규칙적인 운동은 우리 몸의 에너지 생성을 높이고 과체중을 예방한다. 산소 이용량을 높일 수 있도록 중등도의 유산소 운동과 겉에서 보이지 않는 근육을 활성화하는 코어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체중도, 비만도 임신과 건강한 아기 출산에는 좋지 않다. BMI가 아주 높은 경우 정상체중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현재 체중의 약 5~10% 감량부터 해도 좋다.
항산화력과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항산화물질을 충분히 섭취하여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프탈레이트 노출을 피하고자 되도록 가공음식이나 패스트푸드보다는 ‘자연 음식’으로 섭취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화학물질 노출은 줄여야 한다. 화학물질은 노화를 촉진하고 호르몬 밸런스를 깨뜨린다. 금연을 권장하며, 플라스틱 용품 사용을 줄이고 중금속이나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피해야 한다. 특히 비스페놀 A가 없는 제품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매니큐어나 향수도 피해야 한다.
그리고 여성은 따뜻하게, 남성은 서늘하게 지내는 게 좋다. 여성의 몸이 따뜻하고 혈액순환이 잘 되면 자궁의 혈류량이 증가하여 임신에 도움을 준다. 남성의 경우 정자 수를 최대한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고환이 다른 체온보다 약간 낮은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선 너무 낀 바지, 사우나, 뜨거운 샤워, 장시간의 앉은 자세, 노트북을 무릎 위로 올리는 습관을 피해야 한다.
실제로 29세 여성 A 씨는 살이 약간 있으면서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는 난임 환자였다. 남편 또한 정액 검사 수치가 좋지 않았다. 단기 요법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을 시도했으나 아쉽게도 실패하였다. 그러나 두 번째 시술에 들어가기 전 부부가 함께 몸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우선,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 조절을 통해 몸무게를 감량하였다. 남편도 금연과 금주를 단기간 진행하였다. 그 결과 두 번째 시술에서는 좋은 난자가 다수 나오면서 임신에 성공하였다.
실제 진료를 하다 보면, 어떤 주기에는 난자가 한두 개 나오기도 하지만 다음 주기에는 난자가 대여섯 개 나오기도 한다. 특정 주기는 안 좋은 주기, 좋지 않은 난포 물결일 수 있고 특정 주기는 좋은 주기, 좋은 난포 물결일 수 있다. 특정 주기에 임신에 실패했더라도 좋은 물결일 때 임신에 성공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적극적인 자세는 높은 임신 성공률의 비결이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