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치료에 대해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내원 횟수이다. 아무래도 요즘은 여성도 직장에 다니는 경우가 많다 보니 병원에 내원할 시간이 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원 횟수는 임신 시도 방법에 따라 다르다. 각 임신 시도 방법에 따른 내원 횟수를 알아보자.
여성의 생리 시작일부터 배란일까지 준비 기간은 일반적으로 약 14일에서 20일 정도로, 모든 여성이 동일하다. 예를 들어, 난임 검사를 위해 처음 병원에 방문하는 경우, 생리 2~3일째에 호르몬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하고, 생리가 끝난 직후에는 나팔관 조영술을 시행한다.
배란 예측일인 생리 12일 차 혹은 14일 차에는 초음파를 본 후에 부부관계 날짜를 잡는다. 이렇게 생리 2~3일 차부터 생리 14일 차까지 두 번에서 세 번 정도 내원하게 된다. 배란 유도제는 생리 2~3일째부터 처방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를 통한 자연 임신 시도 시에는 두 번에서 세 번의 내원이 필요할 수 있다.
인공수정의 경우에는 자연 임신 시도 때보다 난포를 더 키우는 경향이 있으며, 배란 유도제에 주사제를 병행하여 사용하는 방법이 자주 채택된다. 주사제 사용에 대한 두려움이나 다태아 임신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경우, 배란 유도제만으로도 인공수정을 시행할 수 있다.
모든 시술은 생리 2, 3일째에 시작되며, 배란 유도제나 주사제가 처방된다. 인공수정은 배란을 놓치지 않도록, 예상 배란일보다 약간 앞서서 초음파를 한 번 더 시행하고, 배란일 즈음에도 확인한다. 시술 당일에는 남편이 함께 방문하여 정자를 제공한다. 참고로 정자 처리에는 약 두 시간이 소요된다. 처리된 정액은 여성의 자궁 내에 주입되며, 이 시술은 약 5분에서 10분 정도로 간단히 마무리된다. 정리하자면 인공수정 시술은 세 번에서 네 번 정도 내원하면 된다고 보면 된다.
시험관 아기 시술의 경우, 생리 시작일부터 예상되는 배란일인 14일까지 2, 3일 간격으로 난포 크기를 측정한다. 이는 최적의 난자 채취 시기를 정하기 위함이며, 최적의 난자를 얻기 위해서는 정확한 타이밍에서의 채취가 필요하다. 이렇게 채취된 난자를 이용하여 좋은 질의 배아를 얻고, 그 배아로 임신을 시도한다. 시험관아기시술은 대략 네 번에서 다섯 번 정도 내원 후 시술에 들어간다. 난자 채취일에도 남편이 함께 시술에 참여하게 된다.
이처럼 난임 치료는 난임 병원에 꾸준히 내원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서 최대한 거주지 혹은 직장과 가까운 의료 기관에서 치료받는 게 좋다. 실제로 4년간의 난임 기간 끝에 필자가 진료하는 병원에 방문한 A 씨는 매번 아침 8시에 일찍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받았다. 서울로 출근하기 전에 거주지 근처에서 진료받은 것이다. 본원은 직장인 맞벌이 부부를 위해서 아침 7시 반부터 진료를 시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정이었다. 실제로 A 씨는 꾸준히 오전 진료를 받은 끝에, 시험관아기시술을 통해 임신에 성공하였다.
난임 검사부터 치료의 전 과정은 마치 답답한 터널을 걷는 것과 같은 길고 험난한 과정이다. 특히 간혹 난임의 원인을 명확히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시기일수록 난임 전문의와 함께 발맞춰 치료에 전념해야 한다. 자신의 일정에 맞춰 반복적으로 내원할 수 있는 의료 기관에서 장기간 치료를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도 난임 전문의로서 난임 부부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어 생명의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