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난임이셨나요? | 2019년말 타 병원에서 다낭성 소견을 받았으나 이렇다할 뚜렷한 임신 계획이 없어 방치해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인천으로 이사오게 된 후 본격적으로 여러 산부인과를 전전하며 자연 임신 시도를 했으나 반년 넘게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21년 6월 아이비에프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난 나이도 상대적으로 어리고, 난임센터에 왔으니 금방 아이가 생기겠지” 안일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검사를 통해 제 다낭성은 보통 여성들에 비해 매우 심하고, 배란 또한 잘 되지 않는 상황임을 알게되었습니다. 절망스러웠지만, 정말 친절하신 이유정 선생님께서 차근차근 자연 임신부터 단계를 밟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약으로 유도하는 자연 임신 자체가 잘 되지 않는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너무 힘들어 3~4개월 도망간 적도 있었는데, 결국 아이비에프로 돌아오게 되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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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떨리는 임신 이야기를 공유해 주세요. | 제 임신 시도는 자연임신 시도 여러번, 나팔관 조영술, 인공수정 1회, 반복착상실패 검사, 자궁 내시경(자궁 자극), 시험관 배아 이식 3회까지 짧지 않은 기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제 몸에 정확히 어떤 이상이 있는지 (난포가 잘 자라지 않음, 배란 안됨, 엽산대사기능 떨어짐, 자궁 내벽 모양) 정말 꼼꼼히 알아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정말 값진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생기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위대하고 숭고한 일인지를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3회차 시험관 이식날은 사실 마음이 너무 어려워서 시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시술실로 안내해주신 선생님께서 “울고 들어가신 분들이 꼭 좋은 소식이 있더라구요~”라며 농담반 진담반 위로해주셨던게 기억이 납니다. 그동안의 배아 점수 중에 가장 낮은 점수였는데도 그날 뭔가 정말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열흘 뒤 정말 기적과도 같은 첫 착상 성공, 곧 임신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
치료 도중 느꼈던 가장 기뻤던 순간과 절망적인 것들은 무엇인가요? 잊지 못할 경험이 있나요? | 가장 기뻤던 순간은 임신 호르몬 수치가 나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입니다 :-) 시험관 때는 거의 임테기도 하지않을 정도로 제 스스로 실패에 대한 마음 대비를 많이 하는 편이었거든요. 보통은 저 혼자 결과를 들으러가는데 그날 따라 남편도 함께 따라나섰던 날이었습니다. 이유정선생님께서 “임테기 이번엔 하셨나봐요 두분이 같이 오신거보면!”이라고 하셔서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임신 호르몬 수치가 나왔다는 겁니다! 믿기지 않아서 멍 때렸던 기억이 납니다. 남편은 엄청 좋아하는데, 저는 정말 얼떨떨해서 반응도 제대로 못했던 것 같아요. 아기집이 정말 보이고, 그 다음주에는 난황을 보고, 또 그 다음주 심장소리를 듣고, 아이가 한주 한주 4배씩, 2배씩 크는 모습을 보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입덧이 있어도 아이가 잘 크는거 같아 기쁘고 아랫배가 너무 당겨도 아기집을 잘 짓는구나! 생각이 듭니다. 주사와 질정을 계속 유지해야 되어도 다 아이한테 필요한거겠지! 하면서 매일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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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IVF여성의원의 난임 치료에 대해 말씀해 주실 것이 있나요? | 난임 기간동안 이유정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들을 본의 아니게 오래 뵙게 되었는데 항상 힘 주시고, 좋은 말씀 해주시고, 웃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따뜻하게 손잡아주셨던 모든 일들이 생각납니다. 이유정선생님께서 농담하시면서 주말에도 제 생각하셨다고 하셨는데, 그 때 뭔가 오히려 친한 언니(?) 같은 친근함을 느꼈습니다. 제가 말수도 적고 표현도 많이 해드리지 못했는데, 제 힘듦과 슬픔에 함께 슬퍼하고 기뻐해주신 모든 순간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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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치료를 시작하고 있거나 아직 그 여행을 끝내지 못한 다른 분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을까요? | 치료 기간 동안 사실 한번도 착상조차 못했던 경험이 저를 매번 힘들게 했습니다. 나는 정말 임신을 할 수 있는 몸일까, 제 스스로가 매번 의심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임신은 장거리 경주 같아요.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들이 있지만, 또 어느 경지에 가면 편하게 달릴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결승점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지나고 나서 보니 임신은 결국 사람의 의술과 하늘의 뜻이 한꺼번에 일해줘야하는 것 같아요. 그간의 실패는 그 누구의 탓도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원인에 대해 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그랬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사실 착상 후에도 피검 수치가 제대로 더블링 되지 않는 경험과, 피고임으로 인한 소량의 출혈도 겪었습니다. 착상 이후의 과정도 하루하루 피말리는 시간이었지만, 결국 아이가 잘 버텨주고 있는 것을 보니 어떤 현상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느낍니다. 결국 중요한건 내 마음의 중심 잡기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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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기간 동안 도움을 받았던 것들 중 다른 난임환자분들 위해 나눌 것이 있나요? | 저는 제 키 평균보다 몸무게가 살짝 덜 나가는데요. 난임에는 오히려 적정 몸무게가 더 좋다고 하신 이유정선생님 말씀에 살을 2-3kg 찌운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체중이신 분들은 몸매나 체형 생각하지 마시고 건강하게 살찌우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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