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서울ivf여성의원으로 개업하기 전, '저 여기 그만둘 예정입니다'라고 말을 미리 전한 분이 몇몇 분 있습니다.
임신 성공을 마무리해드리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서였지요.
고맙게도 당신도 따라 오겠다고
하신 분들이 몇몇 분 있었습니다.
그 분 중에 한분이 엊그제 왔습니다.
“정말 오셨네요” 했는데...
손에 임신테스트 양성 결과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 분은 원래 다낭성이 있어
난자질이 그리 좋지 않았던 분입니다.
그래서인지 인공수정과 체외수정, 여러 차례의 해동 배아 이식에도 계속 임신 실패를 경험하셨지요.
외래에서 저의 느낌은
자신의 주장이 강하고 자신의 삶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분으로 생각이 납니다.
내가 나의 삶을 꾸려 나간다는 눈빛
그 분을 보면서 저도 저의 삶을 되돌아 보곤 했지요.
인공 수정 실패 후 체외 수정은 통상의 방법으로 했습니다.
난자가 여러개 나와 해동 배아이식을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다만 생성된 배아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살짝 살이 있으셨고, 초음파에서도 전형적인 다낭성 소견이 있어,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지요.
다만 제가 뚱뚱해서인지 환자분의 몸무게 조절에 대해
깊이 말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환자분 스스로가 살을 빼겠다는 의지가 강했지요.
몸 관리 후 시험관 시술이든 냉동 배아이식이든 하겠다고 하셨는데
전 의례히 하는 말이라 생각했습니다.
살을 빼는데 성공하는 사람들보다,
살 빼는 노력에 시간을 더 허비하는 경우를 많이 봐와서 반신반의했지요.
그런데 오늘 임신 반응 양성 결과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눈물은 한바가지 쏟아내고, 펑펑 흐느껴 우셨습니다.
당신의 말로는
몇개월 정말 열심히 몸관리하고 식이 조절을 했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도 정말 얼굴이 밝아
보였습니다.
스스로를 조절할 줄 아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대단하다 칭찬해드렸지요.
당신 앞에 있는 의사인 나도 자기 조절에 실패하는데...
아주 자랑스럽게
당신의 성공담을 알려주셨습니다!
정말 축하드려요. 저도 고맙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복잡한 지식들은 건강한 의지앞에선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자신과의 타협을 이겨내는 ‘결단’이 먼저입니다.
임신은 의사가 아닌, 두 부부가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