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시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초음파' 해상도가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배양실 기술이든
착상전 유전자 검사든
고환내 정자 채취술이든..
이러한 고난이도 시술이 가능할려면 우선 난자가 나와야 뭐든 가능합니다.
모든 시작점이 난자이지요.
그럴려면 난자가 일단 채취가 되어야 해요.
그래서 steptoe 등이 시험관 시술을 시작할때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 복강경 시술을 했지요.
일단 난소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에ㅛ.
배란 날짜를 추정하거는 방식으로 해서
전신 마취를 하고 복강경을 통해 난소를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여 난자를 채취하는 것이지요.
전신 마취라는 행위가 있어야 하고
복강경으로 난자를 채취해도 이게 정확히 난포를 확인하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난포란 난소안에 있는 공간이기에
난소 외부에서 난포를 확인하고 그 부분에 세침 (fine needle)을 넣어 난포액을 체외로 빼내고
체외로 빼낸 난포액내에 난자를 채취하는 방식 (!!)이었을 것 같아요.
그래야만 Edward에 의한 체외 수정이 가능하게 된 것이지요.
Edward의 첨단 시술이 가능할려면
다소 둔탁하고 다소간의 행운이 필요했을 Steptoe의 여러번의 헛발질이 있어야 했을 것 같아요.
Edward가 굳이 Steptoe를 찾아 간 이유도
동물 실험에서 가능한 시술이 인체에 적용되려면
난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지금은 당연히 여겨지는 질식 초음파가 없었다면,
체외수정 시술이라는 최첨단 시술이 저희와 같은 난임 특화 의원에서도 불가능했을 거에요.
엄청난 발명품이지요.
그렇지만 질식 초음파가 무척 좋고 거의 대부분의 시술에서 100% 효과적으로 난소를 찾을 수 있고
난자 채취하는데 엄청난 도움을 주지만
당황스러운 일들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닙니다.
자궁이 아주 큰 경우, 수술을 해서 난소가 배꼽주위까지 올라가 있는 부분, 비만인 경우에는
질식 초음파로 난소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난소가 2개이기 때문에
2개의 난소 모두 위로 올라가 있는 경우는 드물어 대체적으로 적당양의 난자를 질(vagina)를 통해 얻고
임신에 성공하기도 하지만...
만약 "난소능 저하"환자인 경우
즉 난포가 1~2개만 있는 경우에
난소가 질초음파로 채취 가능한 경우가 아닌 경우엔
정말 당혹스러워집니다.
난자는 반드시 채취해야 하는데,
질초음파로 접근할 수 없는 위치에 난소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복벽을 통한 난자 채취를 해야 합니다.
저희 의원에서는 복벽을 통한 난자 채취에 성공하였습니다.
극심한 난소능 저하에다 고령의 여성이고 살짝 비만이 있으신 분으로
질내 난자 채취시
복강내 장기 손상이 예측되는 환자분이었는데,
과감하게 복벽을 통한 난자 채취를 시도하여
난자를 얻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임신까지 성공하지는 못했으나,
복강내 염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복벽을 통한 난자 채취 성공이 이루어져 환자측면에선 정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채취된 난자 수준도 나쁘지 않아
다음 시술에서 임신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됩니다.
어려운 시술에 동의하고
저를 믿어준 환자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꼭 임신까지 이어지도록 노력해봐야 겠어요.